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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다이소 직영점이 들어설 자리. 연무시장 상인들의 반대로 신축 허가가 보류된 상태다>

[코리아뉴스타임즈] 다이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확산되면서 재래시장 상인들도 가세에 나섰다. 최근 수원시 연무시장 상인들은 다이소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신규 직영점 개점을 반대하고 있다. 연무시장 상인들은 왜 다이소 직영점이 들어서는 것을 결사반대하는지 현장을 직접 찾았다.

다이소 직영점이 들어설 수원시 연무동 사거리. 연무동 사거리 맞은편은 아파트 단지다. 다이소가 들어설 자리에서 도보로 5분도 안 되는 직선거리에 연무시장이 있다. 연무시장은 주택가에 위치한 재래시장이다.

다이소가 건축 허가를 낸 자리는 원래 주유소가 있던 자리로 다이소가 부지를 20년 동안 임차했다. 다이소는 이 부지에 연면적 1천355㎡(3층) 규모의 직영점을 낼 예정이다. 다이소는 대형 점포를 늘리면서도 규제 적용 대상인 3000㎡는 넘기지 않고 있다.

연무시장 상인들은 다이소가 들어서 것을 9월 경 알았다. 주위 동네 사람들도 뭐가 들어서는지 모를 정도로 비밀에 부쳐졌었다고 한다. 지금은 펜스와 안전망이 쳐져 있고 길 맞은편에는 ‘다이소 입점 철회하라 동네 상인 다 망한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다이소는 수원시에만 직영점 10개, 가맹점은 5개를 두고 있으며 특히 직영점을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영점을 늘리는 것은 “가맹점 수수료 보다 영업 이익률이 더 좋으니 그런 것 아니냐” 말도 나온다.

다이소 입점을 두고 상권에 따라 찬반 의견이 나뉘었다. 연무시장 상인들이 가장 반대하는 이유는 ‘상권의 이동’이었다.

<사진설명=수원 연무시장. 인근에 다이소 직영점이 들어설 예정이여서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연무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다이소가 생기면 시장 상권이 다 죽는다. 그래서 결사 반대한다. 다이소가 아예 시장 안으로 들어와서 유동 인구를 끌어들여 시장과 상생한다면 찬성한다. 그런데 다이소가 학생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큰데 시장 밖에 덩그러니 생기면 학생들이 누가 오겠나.”며 반발했다. 김씨는 정부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김씨는 “정부에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누리 상품권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지만 다이소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오면 상권이 죽는데 그런 방법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비판했다.

다이소와 같은 업종을 취급하는 생활용품 가게는 더 절망적이다. 연무시장 생활용품가게 주인 박 모씨는 “우리 같은 구멍가게는 규모가 작아 다이소와 경쟁상대가 안된다”라며 한숨 쉬었다. 화장품 가게 주인은 “다이소가 별의별 품목을 다 취급한다. 화장품도 취급하는데 막상 들어서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연무시장의 또 다른 상인은 “다이소가 재래시장 근처에 들어오면 시장 손님은 줄게 돼 있다. 다이소에서 취급한 물건을 보면 지금은 대부분 5천원 이하지만 언젠가는 만원짜리도 많이 취급할 거로 본다. 다이소가 유통을 독식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다이소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우리 같은 동네상인 일자리를 뺐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이소 입점을 두고 찬성하는 쪽은 연무시장과 떨어져 있으며 대로변에 위치한 가게들이다. 이들 가게는 왜 안심하는 건지 직접 물어봤다.

다이소가 들어설 위치에서 3~4m 떨어진 곳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다이소가 들어온다고 걱정 안 된다. 다이소가 취급하는 물품이 허접하거나 거의 중국산 인도산이다. 우리 가게 물품은 거의가 국내산이다. 다이소 물품을 구입한 고객들이 질 떨어지는 물품을 구입한 뒤 우리 가게로 와 국내산 물품을 다시 사간다. 구입하면서 ‘다이소 물품 못쓰겠다’고 말하고 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게 주인도 “국내산과 중국산 품질 차이가 크다. 우리 가게는 질 좋은 제품만 판매해 다이소와 승부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이소 신축 시점과 관련해서는 “내년 지방선거도 있어 그 때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에 신축이 가능할 거라는 말이 있다”라거나 “연무동 일대가 최근 재개발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다이소가 직영점을 내려는 것도 재개발을 의식해 선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있다”고 추측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다이소가 해당 부지에 신축 허가를 냈지만 전통시장 보호 등 여러 사안들이 맞물려 있다. 현재는 허가 서류가 반려된 상태이다. 시장 상인들과 협의가 잘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연무시장과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하면서 3차례 협의안을 시장 측에 제시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외부로 유출하지 않기로 시장 측과 약속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윤정 기자  chy06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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