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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부산 부산진구의 한 도로변에서 구청 관계자들이 진동수확기 등을 동원해 은행나무 열매를 수확하는 모습. 부산진구는 오는 12월 6일까지 관내 은행나무 3383그루 중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 855그루(25%)에서 열매를 수확해 지역의 홀몸노인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구는 지난해 은행나무 열매 850㎏(450만원 상당)을 수확해 지역의 복지시설과 경로당 등에 전달했다. <사진 = 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지자체들이 가을철 가로수길 ‘은행’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지자체는 “은행 냄새 때문에 불쾌하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 가로수길 등 도로에 떨어진 은행 채취에 나섰다.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채취된 은행은 전량 폐기될 예정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열매를 판매해 불우이웃돕기 등에 쓰면 좋을 텐데 왜 아깝게 버리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버릴 거 그냥 시민들이 주워가게 하면 안 되나?” 등 은행을 버리지 말고 활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길거리 은행은 중금속, 미세먼지에 찌들어 상품 가치가 없다.”, “은행나무가 지자체 소유라 열매 주워가면 불법이다.”라며 반대했다. 현재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는 이런 주장이 넘치고 있다. 은행열매에서 중금속이 검출되고, 주워가면 불법이라는 주장은 사실일까. 은행을 폐기하지 않고 활용할 방법은 없는 걸까. 본지는 26일 서울의 한 지자체에 문의해봤다. 다음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은행나무 열매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가.

“아니다. 잘못 알려진 것이다. 서울시 주관으로 매년 중금속 등 유해 물질 검사를 하지만 검출되지 않고 있다. 먹어도 이상이 없다.”

- 은행나무 열매에서 나는 악취 문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나무를 털어 사전에 채취한다. 미처 채취 못해 악취를 풍기는 열매들은 자체적으로 수거에 나서거나,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을 찾아가 수거한다.”

- 채취한 은행은 전량 폐기하나.

“그렇다. 불우이웃돕기 등으로 활용하고 싶어도 시민들에게 이미 ‘중금속 은행’으로 인식이 돼 폐기하고 있다. 다만 안전성을 계속 홍보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활용할 가능성은 높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 시민들이 은행을 무단으로 주워가는 것을 제재하나.

“아니다. 과거에는 일부 시민들이 은행을 가져가기 위해 나무에 오르거나 가지를 꺾는 등 훼손하는 사례가 많아 제재했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가 없어졌다. 열매를 일부러 떨어뜨리거나 나무를 훼손하지만 않는다면 주워가도 상관없다. 오히려 가져가 주면 악취도 사라지고 거리도 깨끗해져서 도움이 된다.”

본지는 서울시에도 문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은행을 무단으로 주워가도 법적 제재를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다만 지방의 한 광역지자체에서는 “신청자에 한해서 채취를 허용하고 있다. 무단으로 주워가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종합해보면 서울시에서는 바닥에 떨어진 은행이라면 무단으로 주워가도 된다. 중금속으로부터도 안전하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지자체에 따라 규정이 달라 주의가 요구된다.

김윤진 기자  ioonin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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