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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선수와 백철기 감독이 20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논란에 휩싸인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해명에 나섰지만 비난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노선영 선수도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코치진과 빙상연맹을 탓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 백 감독, “노선영 제안에 따른 것”

최근 문제가 된 여자 팀추월 대표팀 논란과 관련해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보름 선수는 지난 20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지우·노선영 선수는 불참했으며, 백 감독은 노선영 선수가 심한 감기 몸살로 나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19일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벌어진 사태에 대해 노선영 선수가 직접 제안한 작전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 감독은 “우리가 시합 전에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노선영 선수를) 중간에 놓고 가는 것보다는 그 속도를 유지시켜 뒤에 따라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노선영 선수가 제게 직접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백 감독은 이어 “1500m 경기를 잘했고 컨디션이 좋아보였다"며 ”선수 본인 의견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백 감독은 또 대표팀 내부 불화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백 감독은 “처음에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나,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려 노력했고 강릉에 도착해서는 컨디션이나 모든 면에서 자유스럽게 화합하고 잘 지냈다”고 말했다. 준준결승 경기 후 노선영 선수와 김보름·박지우 선수가 따로 움직였던 것도 “서로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이다. 지도자가 챙기지 못한 불찰”이라고 설명했다. 

팀추월 훈련 소홀 의혹에 대해서도 백 감독은 “많은 준비를 해왔으며, 노선영 선수의 1500m 경기가 끝난 이후에는 매스스타트 연습도 한 번 하지 않고 팀추월 훈련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 노선영, “사실과 달라”

하지만 노선영 선수는 이날 저녁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 감독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선영 선수는 팀 분위기가 좋고 훈련도 잘 이뤄졌다는 백 감독의 주장에 대해 “서로 그냥 훈련하는 장소도 달랐고,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팀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수들 간의 관계도 서먹했다는 것. 노선영 선수는 팀원간 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경기에 대한 대화조차 없었다고 답했다.

노선영 선수는 또 자신이 맨 뒤에서 따라가겠다는 작전을 제안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노선영 선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제가 직접 말한 적은 없다”며 “전날까지 제가 2번으로 들어가는 거였는데, 시합 당일 날 워밍업 시간에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물어보셔서 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라고 했더니…”라고 말했다. 마지막 두바퀴를 남기고 노선영 선수가 뒤에서 따라가는 작전은 경기 당일 코치진에 의해 갑자기 제안됐다는 것.

◇ 누리꾼,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

한편 팀추월 대표팀 기자회견과 노선영 선수의 반박 인터뷰를 접한 누리꾼들은 기자회견 때문에 오히려 더 분노하게 됐다며 팀추월 대표팀과 빙상연맹을 성토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백 감독과 김보름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해명대신 변명만 반복했다”며 “차려진 밥상조차 뒤엎은 회견”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자회견이 있은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접속이 폭주해 잠시 다운되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노선영 선수의 작전이라는 백 감독의 해명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한 누리꾼은 “선두로 달리다 지친 선수가 2번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데, 3번으로 가겠다고 자청했다니 말이 되나”라며 “인터뷰 한 번이면 들통날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실망을 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메달권이 아니라고 방치한 빙상연맹이 불화를 키운 것”이라며 연맹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여자 팀추월 대표팀 관련 청원은 올라온 지 이틀 만에 무려 참여인원 47만명을 넘기며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과 빙상연맹은 오히려 기자회견으로 불붙은 국민 여론에 기름을 부어버린 셈이 됐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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