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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분식회계 논란 ①

이코리아 2017. 8. 31. 10:53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8월초에 검찰이 KAI 즉 한국우주항공에 분식회계 의혹이 있다는 보도를 하자 주식시장 및 언론이 난리가 났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분식회계의 개념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는 속담이 어울릴 정도다.

먼저 8월초의 신문기사부터 보자.
분식회계 보도에 따른 주가하락과 분식회계와 횡령 금액이 얼마나 되는가 등에 관한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그 중에서도 일부 언론은 KAI의 상장폐지를 논하는 성급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8월 14일에 상반기 검토의견이 적정이라는 것을 KAI가 발표하면서부터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연말에는 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기록하지만 반기검토보고서에는 검토의견을 통상적으로는 기록하지 않는다.

< 한국항공우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렇다면 삼일회계법인은 왜 KAI에만 반기 감사(검토)의견이라고 명기하고 ‘적정’이라고 표현하였을까? 이 표현에는 무엇인가 의도적이며 고의성이 있다는 것을 단 번에 알 수가 있었다. 그것은 검찰의 분식회계 의혹을 반박하는 느낌이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2016년 상반기 한국항공우주의 검토보고서를 확인해보니 이렇게 작성 및 공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2017년 반기검토보고서에 감사(검토)의견이라고 표현하고 ‘적정’이라고 명기한 것은 검찰의 분식회계 의혹 제기에 대한 반박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 분명한 것이다.
그런데 저 반기검토보고서에 ‘적정’이란 표현이 공시된 뒤부터 언론의 보도 형태가 달라지기 시작하였고, 한국우주항공의 주가도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8월 15일에는 재무제표 ‘감사결과’가 적정이라는 표현까지도 등장하는 기사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읽어보면 웃음이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해 상반기(1∼6월) 재무제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감사 결과 ‘적정’ 의견이 나왔다. 2013∼2016년 실적 정정 공시에 따르면 해당 기간 영업이익도 누계 기준으로 실제보다 적게 공시됐던 것으로 평가돼 영업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은 일부 해소됐다. 정정 공시된 2013∼2016년 기준 누계 매출액은 기존에 비해 350억 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34억 원 늘었다. ~ 중략 ~

KAI는 회계기준 자체 점검 이후 이번 공시부터 ‘계약금 선지급 시점에서 매출 인식’ 방식에서 ‘사업 실제 진행률에 따른 순차적 매출 인식’ 방식으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에 대해서도 그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약 시점에 영업이익률을 보수적으로 잡은 뒤 계약 이후 원가 절감 노력으로 이익률을 올려가던 방식에서 이익 및 손실의 증감이 예측되는 시점에 즉시 반영되는 기준으로 변경했다. 』
 
기사를 읽어보면 첫째 반기는 검토보고서이지 감사보고서가 아니다. 따라서 감사 결과가 적정이라는 표현은 이미 엉터리에 불과하다.

둘째 KAI가 밑줄 친 것과 같이 결산 내역을 변경한 것이 이미 분식회계 하였음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보면 된다. 왜냐하면 수주산업의 특성상 매출을 작업진행 정도에 따라서 인식하도록 회계기준이 되어 있는데 그것을 지키지 않은 것 즉 계약 시 전액 매출처리 한 것이 이미 매출액 부풀리기 식의 분식회계에 해당 된다.

셋째 분식회계란 것은 누적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회계연도별로 봐야 한다. 예를 든다면, 올해는 영업이익이 1억 적자인데 내년에는 200억 흑자가 예상되는 기업이 있었다고 가정하자. 100억을 분식회계 처리하여 올해도 영업이익이 100억 내년에도 영업이익이 100억인 것처럼 회계처리 하면 이것도 분식회계인 것이다.
 
일반인들은 분식회계라고 하면 대우조선해양처럼 수 조원의 손실을 숨겨야만 분식회계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회계처리기준에 따라서 처리하지 않고 적당하게 보기 좋게 기업이 마음대로 회계처리 하면 그것이 분식회계가 되는 것이다.
 
KAI의 수정 전후 손익계산서 내역을 보면 영업이익이 더 늘어 났다. 따라서 조그만 업무착오는 있었지만 손익을 크게 부풀린 것은 없었다는 것이 삼일회계법인의 반기검토보고 내용이라고 하였다.

< 수정 전 손익계산서>                                         (단위:백만원)
 


< 수정 후 손익계산서>                                         (단위:백만원)

그런데 과연 저 공시 및 보도 내용이 사실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필자가 분식회계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KAI 재무제표를 분석해보니 문제가 많은 것 같다.

< 수정 후 손익계산서>
<수정 후 현금흐름표>
기업의 분식회계 여부를 재무제표상에서 판단하는 첫 번째 방법이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과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영업이익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많은 것이 통상적이고 정상적이다.

그러나 KAI는 2014년 2015년 2016년 모두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많다. 따라서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필자가 2015년 11월 10일에 대우조선해양을 분식회계 신고할 때에도 이런 모습이었다. 즉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아주 더 많았다.
 
분식회계 판단과 관련된 상세한 설명은 다음 ‘KAI 분식회계 논란 ②’에서 계속하겠다.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2008년 현대자동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 CFO, 2012년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11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분식회계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그 후 분식회계추방연대를 결성, 분식회계 근절활동을 추진 중이다. 저서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10개 기업의 분식회계 여부를 비교분석한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와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상세한 분석 및 분식회계와 주가하락으로 인한 피해에 관해 다룬 <분식회계 그 피해자들은 누구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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