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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부산 감만부두에서 살인개미로 불리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가 발견돼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붉은 독개미. <사진 = 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붉은 불개미는 살았나 죽었나. 추석 연휴 내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화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8일 “전문가 합동조사 결과 외래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단정하기어렵다.

붉은 불개미에 대한 의문은 크게 3가지다. ▲어디서 왔나 ▲어디까지 퍼졌나 ▲여왕개미는 살았나 죽었나. 답은 아직 없다. 학자들의 의견이 중요한데 일치하지 않고 엇갈린다.

개미 전문가인 김병진 원광대 명예교수는 “여왕개미가 죽었을 것이란 정부의 추정은 코미디에 가깝다. 붉은 불개미의 위력을 모르고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20년 전부터 붉은 불개미의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그는 “남미에서 출발한 화물선에 묻어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한 붉은 불개미가 북서 지역인 캘리포니아까지 퍼져 미국 토착 개미의 3분의 2가 사라졌다. 붉은 불개미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100여명에 달하는만큼 신속한 퇴치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합동조사단에 참여한 상지대 산림과학과 류동표 교수는 여왕개미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류 교수는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류 교수는 “개미집이 발견된 9월 29일 저녁부터 10월 2, 3일 사이 약을 엄청 많이 뿌려놓은 상태였다. 그 약에 의해서 죽었든가 아니면 콜로니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짓눌려 죽었든가 둘 중 하나로 판단된다. (붉은 불개미가) 콘크리트 틈바구니에서 살고 있었는데 포크레인이나 이런 걸로 뜨면 압착돼서 죽었을 확률도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특히 “개미집이 발견된 곳은 굉장히 넓은 아스팔트 위이고 주변 다른 곳에는 아스팔트 틈이 없다”며 “1km 정도를 방황해서 다녀야만 다른 곳에 가서 집 짓고 다시 알 낳고 일개미를 만들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이 되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이중 누구의 의견이 맞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김병진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개미박사다. 김 교수는 한국곤충학회장을 역임했으며 2004년부터 한국 최초 세계곤충학회(ICE)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20012까지 세계곤충학회 24차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2010년 3월 한국 최초로 영국 왕립곤충학회(RES)로 부터 "Fellow" 작위(Fellow Number; 3128)를 받았다. 현재 25차 ICE2016 조직위원회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런 경력의 그가 여왕개미의 생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붉은 불개미가 인간 못지 않게 적응력이 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류동표 교수도 인터뷰 말미에 이 점을 우려했다. 류 교수는 여왕개미가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면서도 “조사를 좀더 세밀하게 해야 한다. 붉은 불개미는 어느 환경이 든 굉장히 잘 적응한다. 더구나 사회성 곤충이기 때문에 한번 서식한 후에 방제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원래 이 개미의 원산지가 남미인데 미국, 중국, 대만, 호주에도 퍼진 뒤 그 나라에서 방제를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방역 예산과 인력 부족 문제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 교수는 “방역이나 검역 쪽은 많은 예산이나 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굉장히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곤충들은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전문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익 기자  ikm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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