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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음식남녀' 스틸컷>

한국 식당과 중국 식당의 차이는 뭘까.


음식의 종류와 맛도 차이가 많지만 일단 식당 내부에 놓인 식탁부터 다르다. 중국의 식당은 둥근 원탁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의 식당들이 대부분 사각형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큰 것. 왜 그럴까.


“한국 식당의 식탁은 대부분 각진데 중국 식당은 왜 둥글까”


필자는 중국의 식당을 찾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국에서도 간단하게 면을 파는 곳이나 분식집에선 작은 사각형 탁자를 놓고 장사를 한다. 하지만 중대형 식당은 어김없이 둥근 원탁을 쓴다.


필자가 중국인들과 자주 식사를 하며 내린 결론은 두 가지였다. 편의성과 원만함이다. 우선 편의성 측면에서는 보면 중국인의 지혜가 엿보인다. 워낙 여러 종류의 요리가 나오는데다 그때마다 일어서서 음식을 가져올 필요 없이 빙빙 돌려가며 먹을 수 있다. 또 원탁에는 상대방과 원만한 관계를 이루려는 중국인 특유의 의식이 담겨 있다. 둥근 탁자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가정의 행복과 우정을 나누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원탁에도 상석이 있다는 사실이다. 원탁을 마주한 일행들이 가장 먼저 하는 행위는 출입구를 바라보는 자리에 누가 앉을지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그 자리는 상석이다.


중국인들은 그 자리에 대충 앉는 법이 없다. 그 자리에 누구를 앉힐 것인지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한 적도 있다. 물론 한국의 식사 자리에서도 상석이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나이순으로 상석을 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신 힘 있는 사람을 앉히고 싶어 한다. 같은 유교권 문화에 속한 나라이지만 이런 점은 한국과 다소 차이가 있다.


힘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다들 고만고만할 때 서로 앉으라 권하고 사양하기를 반복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런 모습이 소모적으로 비쳐지겠지만 그들로서는 진지한 행위다. 한번은 아무 생각없이 그 자리에 앉았다가 황당해 하는 표정들을 보고 속으로 웃음이 나온 적이 있다.


말석은 출입구를 등진 자리다. 상석에서 보면 맞은편이다. 그 자리는 연회에 온 사람 중 가장 아랫사람이 앉는다. 그리고 심부름이나 이런 저런 잡일을 도맡아 한다.


상석과 말석을 따지는데 원탁 테이블은 뭐냐고?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핵심은 원만함이다. 원만한 관계를 이루기 위해 식탁도 둥글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은 밥먹는데 윗사람 아랫사람 따지지 않는다. 조선시대처럼 남자 따로 여자 따로 밥상을 차리거나 여인네들이 부엌에서 끼니를 때우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



임성수(중국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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