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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뉴스타임즈]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9개 건설사의 11월말 현재 해외수주 총액은 162억700만달러다. 전년 동기(147억3200만달러)대비 10%(15억4000만달러) 가량 증가한 수치다. 국제유가 하락 등 불리한 수주 환경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상위급 건설사라고 다 선방한 것은 아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뛰어난 수주 실적을 거둔 반면 현대건설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대외적 여건은 같은데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에 뒤처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1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를 통해 공개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을 보면 현대건설의 올해(11월말 현재) 해외수주액은 21억7824만달러로 전년 동기(29억5544만달러)에 비해 26%(7억7720만달러)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부진한 실적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건설 주가는 1일 오후 2시 현재 34550원이다. 1년 전 이맘 때 주가가 50000원 선이었던 데 비하면 약 30% 가량 하락한 것이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해외 수주 실적 부진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BNK투자증권은 현대건설 주가에 대해 "해외수주 부진과 미착공 프로젝트 등 저평가 요인 해소가 관건이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해외에서 45억1544만달러의 일감을 수주하는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

해외건설협회 건설통계자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96억4964만달러 규모를 수주해 전체 259개사 중에 2위를 기록했다. 이어 2015년에는 57억6878달러를 수주해 1위로 등극했다. 작년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금액은 23억5752달러 규모로 전체 244개사 중 4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다시 반등에 성공해 1위를 탈환했다. 2위 두산중공업과의 수주금액 차이는 약 14억달러다.

수주 지역별로 보면 이란이 27억7080만 달러 규모로 가장 많고, 말레이시아 7억9090만달러 우즈베키스탄 3억7122만달러, 인도네시아 1억9700만달러 순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3700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발전소, 3600억원 규모의 베트남 인프라시설 수주 등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호전에는 올해 2월 취임한 성상록 사장의 역할이 돋보인다. 성 사장은 화공 플랜트 분야의 전문가로 공격적인 수주 전략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계열사 매출 비중은 30%에 달한다. 총 매출 6조7057억원에서 현대건설 등 계열사 매출은 1조9884억원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 비중이 타 건설사에 비해 유독 높은 이유는 현대자동차그룹과 관련이 깊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구조를 보면, ▲현대건설 38.6%, ▲정의선 11.7%, ▲현대글로비스 11.7% 등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분 89.6%를 가지고 있다. 개인 최대주주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 내부 거래 역시 정의선 부회장 주식이 많은 계열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최윤정 기자  chy06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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